| 지구촌학교 소개 서울시 구로구에 위치한 지구촌학교는 서울시 교육청 학력인증 다문화 대안학교로 2012년 개교했습니다. 정규 초등학교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다문화 교육과 특성화 교육이 결합된 독특한 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설립 초부터 초등과정과 중등 위탁 과정을 함께 운영해 왔습니다.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다문화 학생들이나 중도 입국으로 일반 학교에서 교육받기 어려운 학생들이 입학하여 공부하고 있습니다. 개교 10년이 지난 2023년부터는 지구촌학교가 초중고 교육 기관으로 변경 인가 승인을 받았습니다. 지구촌학교가 초등과
짧았던 시간이지만, 소중한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 2022년 무척이나 하늘이 맑았던 가을 무렵 부흥중학교에서 도덕 교과를 가르치게 되었다. 해당 학교에서 1학년 담임을 맡게 되었고, 아이들과 만나기 이전에는 다소 걱정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기존 담임선생님과 학급 경영 방식 차이로 인해 학생들이 혼란스러워하진 않을까’ 하는 막연한 걱정이 있었다. 하지만 그 고민은 아이들과 만나며 금세 허물어졌다. 평소에도 사람의 이름을 잘 외우지 못하는 나에게, 20명이 넘는 학생들의 이름을 한 번에 외우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출근길과 퇴근
2023년 4월, 모교인 영란여자중학교로 교생 실습을 다녀왔다. 영란여자중학교는 나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학교인데, 그 이유는 교사라는 꿈이 시작된 곳이기 때문이다. 중학생이었던 내게 무한한 신뢰와 사랑을 베풀어주시고 보듬어주신 선생님들 덕분에 중학교 시절 내내 행복했고, 자연스레 나도 교사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 후로 십여 년이 지나 학생이 아닌 교사로 중학교에 가게 되었다는 사실에 감회가 새로웠다. 설레고 긴장되는 마음으로 교복이 아닌 정장을 입고, 교실이 아닌 교무실로 첫 출근을 했다. 처음으로 우리 학급의 아침조회에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과하면 미치지 못하는 것과 같다는 뜻의 사자성어로, 2023년 한 해 내 모습이었다. 2023년 나는 초등학생들과 크리티컬 리터러시(Critical Literacy) 활용 그림책 창작 수업을 했다. 2년 전쯤 업무 인수인계를 받을 때 이런 명언을 들었다. "일은 만들지 않으면 없다." 그리고 현자께서는 다음의 단서를 덧붙였다. "그런데 민주 선생님은 일을 만들어서 하는 스타일이지." 부장 회의 때 독서 자율화 사업 예산 신청해달라고 하지 말 것을, 오늘도 교육청 업무 전용 인트라넷인 k-에듀파인을 딸각거리
지난 가을, 떨어지는 낙엽만 봐도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 서울의 한 여자중학교에 교육 실습을 다녀왔다. 중학교를 떠난 지 십수 년이 지나 어느덧 서른이 넘은 교생을 누가 반겨줄지 잠시 걱정도 했었지만 우려와는 달리 학교에서 유일한 교생에게 주는 후한 관심과 배려 덕분에 모든 실습 과정은 큰 어려움 없이 아름다운 나날의 연속이 되었던 것 같다. 먼저 이 지면을 빌려 실습 기간 많은 배움을 주신 지도 선생님을 비롯한 여러 선생님들, 학생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이제 막 교육대학원 2학기 차에 들어섰던 터라 실습을 나가기엔 다소 이른 감
쌀쌀한 가을, 알록달록 물든 단풍나무처럼 학생들도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여 성장하고 있다. 필자는 일상을 회복하는 시기였던 올해, 오이반 친구들과 실제로 경험한 이야기를 각색하여 가상의 하루로 구성해 보았다. 1-2교시는 국어시간으로 인상 깊었던 일을 글로 표현하는 시간이다. 글쓰기에 앞서 몇몇 학생들은 코로나19로 여행, 체험학습, 체육대회 등의 기회가 적어 경험을 떠올리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5학년 정도면 쉽게 지킬 법한 기본적인 맞춤법조차 틀리는 학생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3-4교시는 미술시간으로 친구의 얼굴을 그리는
공부에 흥미가 없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은 결코 쉽지만은 않다. 수업 자체에도 에너지가 많이 쓰일뿐더러, 아이들을 집중시키기 위해 어르고 달래는 과정은 더 많은 에너지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아이들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억지로 시킨다는 생각은 수업에 대한 회의감마저 들게 한다. 그럴 때 이 글이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나도 교육봉사 과정에서 수업을 거부하는 아이들을 지도해 봤고, 회의감이 들기도 하였지만, 결국에는 의미를 찾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고향에서의 교육봉사 무더운 여름, 나는 고향인 대구에 있는 지역아동센터에서
2022년 4월, 나는 모교인 등촌고등학교로 교생 실습을 다녀왔다. 한 달간의 교생 실습은 내 삶의 어떤 순간에도 경험하지 못했던 값진 날들이었다. 사실 등촌고등학교는 코로나 시국으로 인해 3년 동안 실습생을 받지 않았지만, 4월부터 실습생을 받기 시작해서 나는 운이 좋게도 모교에서 교생 실습을 할 수 있었다. 학교는 내가 다니던 시절 그대로였다. 시설은 더 좋아졌지만, 외관도 크게 바뀌지 않았고, 텅 빈 교실 한산한 복도와 달리 분주한 교무실이 나를 반겼다. 출근하는 첫날 복장에 대한 고민과 걱정 끝에 평소 대학교에 갈 때와는 다
무더운 여름날이던 8월, 제천에 있는 대안학교로 교육봉사를 다녀왔다. 학교 이름은 제천간디학교. 대학 새내기 시절, 학과 선배들을 따라 아무것도 모른채 자원교사로 찾아간 이후로 매번 여름방학, 겨울방학 때가 되면 함께 찾아갔던 곳이기도 하다. 돌이켜보면, 그곳에서의 기억들은 항상 즐겁고 좋았던 것 같다. 교사로서 무엇을 해야하는지도 모르고 아이들과 함께 하루종일 시간가는줄 모르고 같이 뛰어다니면서 놀다보면 어느덧 하루가 끝나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에 취업하며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시작하게 되면서부터는 제천간디학교
사회가 많이 바뀌었다. 나는 교사로서, 우리와는 다른 세상을 살아갈 아이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수업이 무엇인지 늘 끊임없이 고민한다. 금요일 마지막 6교시 수업을 마치며 학생들에게 “드디어 내일 주말이야. 행복하지? 주중 동안 공부 열심히 했으니 주말에는 푹 쉬어.”라는 인사말을 건넸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꽤 충격적이었으며, 잊었던 나의 학창 시절을 떠올리게 해주었다. “선생님. 주말이 안 왔으면 좋겠어요. 주말은 너무 끔찍해요.” 학생들은 주말 오전부터 저녁까지 학원에서 꼼짝없이 붙잡혀 있기에 오히려 학교에서 반 친구들과 함께
이제 막 벚꽃이 흐드러지게 개화될 때쯤 필자는 성북구에 위치한 한성여자중학교에서 교육 실습을 하게 되었다. 실습을 하더라도 모교에서 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실습 기간 동안에도 대학원 수업과 병행해서 실습하고 싶었기 때문에 이왕이면 고려대학교와 멀지 않은 학교를 섭외하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실습 나갈 학교를 탐색해 왔다. 그 결과 운 좋게도 대학원 수업과 병행할 수 있는 실습 학교에 나갈 수 있게 돼서 기뻤다. 한성여중은 학교 분위기가 차분하면서도 아담한 학교였다. 한 달이라는 교육실습 기간 동안 내가 맡은 학급의 학생들과 어떻게
| 교양교과로 가르치는 철학? 현재 고등학교에서 철학 교과를 가르치고 있다. 이 사실을 이야기하면 열에 다섯은 윤리를 가르치냐고 되묻고, 나머지 다섯은 방과후 교과 등으로 생각하며 정규 교과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고등학교 교양교과로서의 철학 교과는 생소한 것이 현실이다. 철학 교과는 교양교과군의 과목으로, 종교학, 교육학, 심리학 등과 함께 학교장이 선택할 수 있는 교과 중 하나다. 평가는 P/F (Pass/Fail) 형태고, 수행 평가도 활동을 바탕으로 작성되는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만으로 평가가 이루어진다. 이 수업을 '쉬
날이 맑았던 2023년 5월,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에 있는 고등학교로 교생실습을 다녀왔다. 작년에 휴학까지 하면서 교육 봉사를 위해 아프리카에 장기 체류한 내가 그곳에서 국제전화를 하면서까지 개인적으로 섭외한 나의 모교였다. 내가 교사의 길을 가게 되리라는 것은 내 주변의 모든 사람과 심지어 나 자신에게도 불가해한 일이었다. 20대의 전부를 열정으로 태우고 다다른 서른의 언저리에서 가치 있는 삶을 고민하다 결정한 새로운 길이었기 때문이었다. 대학원에 다니며 스스로를 교직에 맞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이것은 단순히 생각이었을 뿐이
“ChatGPT 때문에 작가라는 직업이 사라지진 않을까요?” 최근 들어 글쓰기 강의 현장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다. 내 대답은 이렇다. “공존할 겁니다. 이제는 ChatGPT를 사용하는 창작자와 그렇지 않은 창작자로 나뉠 것입니다. 인공지능을 통해 창의적인 모티브를 얻고 이를 본인의 창의력을 발산하는데 활용하는 거죠.” 이는 내 생각만이 아니다. 본교 국어국문학과 김종훈 교수는 인터뷰에서 “인공지능을 통해 새로운 창의력의 모티프를 얻고 시인들은 이러한 모티프를 잘 다듬어서 본인의 창의력을 더욱 발산하는 것이죠.”라고 했다
내 방은 그리 잘 정돈된 편은 아니다. 사실 나는 방 청소를 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상하게 내 교실에 대한 애착은 큰 편이다. 반 학생들이 대충 청소하고 떠난 교실을 쓸고 닦으면서 교실을 어떻게 꾸밀까 고민하게 된다. 일단 교실 꾸미기는 내 교육관에 따라 이루어진다. 나는 학생의 다섯 걸음 안에는 책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비를 들여 책을 한 권, 두 권 사서 교실에 비치했다. 처음에는 작은 책꽂이를 가져다 놓았는데 욕심이 나서 책 거치대를 당근을 통해 중고로 구매했다. 꽤 큰 거치대를 이고 지고 교실에
학기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3월 말, 정장을 차려입고 체스트 포켓에 명찰이 반듯이 달렸는지를 몇 번이나 확인한 뒤 집을 나섰다. 실습 첫날부터 등교 지도를 맡았기에 아침 일찍 나선 출근길은 하얀 입김이 줄곧 나왔으니 꽤 쌀쌀했다. 그러나 긴장감과 설렘이 모종의 난로 역할을 해서 그리 춥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지하철에서 내려 등굣길에 으레 있기 마련인 단출한 분식집을 지나 가파른 언덕길을 지나니 교문이 모습을 비췄다. 오르막길로 된 교문을 지나고 100개쯤 되는 계단을 올라야 학교 건물 입구에 들어설 수 있었다. 그곳에서 등
지난 2022년 9월 인천 미추홀구에 위치한 모교로 교생실습을 다녀왔다. 가을 학기 교생실습은 흔치 않고 여러 학교로 전화를 돌렸지만 허송 수고였다. 마지막 히든카드는 모교뿐, 필자는 에너지 드링크 한 박스를 사들고 조심스럽게 교무실 문을 두드렸다. 다행히 실습 담당 선생님들께서 모두 영어 교과를 지도하셨고 갈 곳을 잃은 한 명의 실습생을 위해 알찬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 주셨다. 모교 교생실습은 다시 그 시절로 되돌아가 보게 만드는 짙은 매력이 있었다. 대강당에서 마스크를 끼신 수십 명의 선생님들 중, 20여 년 전 만났던 수학교
의사소통능력과 정보활용능력, 협업능력은 현대 사회에서 요구되는 필수 역량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이러한 역량을 한 번에 길러줄 수 있는 활동이 바로 독서토론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독서’나 ‘토론’이라는 말을 들으면 시작도 하기 전에 거부감을 보이는 학생들이 많다. 개인적으로 학생들이 즐겁게 참여하면서도 유익한 배움이 일어날 수 있는 토론 활동을 고민하던 중 경쟁과 비경쟁 독서토론을 시도해보았다. 2022학년도 남양중학교 재직 당시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수업이며, 수업의 세부 활동 순서는 다음과 같다.| 협력 독서토론 (비
‘선생님이 미치기 직전에 방학을 하고, 학부모가 미치기 직전에 개학을 한다.’는 말이 있다. 방학은 교사에게 한 학기 동안 쏟아낸 에너지를 다시 회복하고 재정비를 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특히 겨울방학은 새 학년도 수업과 평가, 그리고 학급경영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연구할 수 있는 시간이 된다. 좋은 수업이란 무엇이고 학생에게 배움이 있는 평가는 어떻게 해야 할지 늘 고민이고 항상 어렵다. 수업과 평가에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큰 욕심을 가지기보다는 ‘한 해에 하나씩’은 도전을 해보거나 발전시켜 나가자고 다짐해왔다.
직업이 교사라고 말하면 '어떤 과목 가르치세요?'라는 질문을 가장 먼저 받는다. 중학교 교사인 나는 물론 전공과목을 학생들에게 알려주지만, 실제로 교직 생활을 하면서 전공 지식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매일 느낀다. 바로 담임 학급의 경영이다. 담임 교사로서 나는 매일 조회와 종례 시간에 학교의 공지사항이나 안내사항을 학생들에게 전달하고, 학생들의 마음과 몸이 건강한지, 교우관계는 어떤지 살피며, 학교생활을 잘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돕는다. 실질적으로는 학교에서 학생들의 보호자이다. 그래서 때로 담임교사라는 자리는 심리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