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규 JIU 이사장
이용규 자카르타 국제 대학교 이사장

 인도네시아는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이자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국토를 가진 국가다. 전체인구의 평균 연령이 29세인 젊은 나라로 풍부한 노동력과 천연자원을 가지고 있으며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높은 나라로 평가된다. 인도네시아의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교육을 통한 인재 개발이 필수적인 데 반해서 교육 여건은 여전히 다른 동남아 국가들에 비해서 열악한 상황에 있다. 한편, 인도네시아의 젊은이들이 보다 좋은 조건으로 취업하기 위해서 대학에 진학하려는 관심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인도네시아에서의 고등교육 발전의 필요에 부응해서 자카르타 국제 대학교(Jakarta International University, 이후 JIU로 표기)가 2018년 개교했다.  

  JIU는 이 나라의 수도인 자카르타 외곽에 개발되고 있는 신도시 델타마스에 위치한다. 델타마스 시는 한국의 경우와 비교하면 경부고속도로를 끼고 성장한 판교와 분당과 같은 위성도시와 비슷한 위치를 점한다. 자카르타에서 40km 지점에 위치한 델타마스 시는 자바섬의 동서를 횡단하는 대동맥인 고속도로를 끼고 있으며 자카르타에서 출발하는 고속철의 첫번째 역이 자리한다. 또한, 델타마스 시는 동남아 최대의 첨단 산업단지의 중심에 위치하며 인근에 일본의 5대 자동차 회사의 공장이 입주해 있고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공장을 비롯하여 LG 디스플레이와 한국 타이어 공장 등 한국계 회사들이 입주해 있다. 20km 지점에 LG 배터리 공장도 건설 중이다. JIU는 델타마스의 상업지구 중심부에 5ha(50,000m2)의 부지를 확보해서 캠퍼스를 건설하고 있다. 

  JIU는 2018년에 경영대학 내 회계학과, 어문대학 내 영어학과와 일본어학과 세 개의 학과를 허가받아 시작되었다. 2022년 7월 첫 졸업생을 내기 전에 정보통신 대학 내 IT, 인포메이션 시스템, 비주얼 커뮤니케이션 세 개의 학과를 허가받아 올 4월 종합대학교로 발돋움하기 직전이다. 또한, 한국어학과, 국제경영학과, 바이오 관련 학과 신설을 준비 중이다. 한국의 다수 대학이 인도네시아의 교육 시장을 문 두드리고 분교 설립의 가능성을 타진했지만 모두 실패한 경험이 있다JIU는 현지에서 인도네시아의 시스템을 이해하고 활용할 줄 아는 교민 사업가와 협력하고 현지 정부와 긴밀하게 관계하면서 현지에서 요구하는 까다로운 조건들을 충족시키려고 전폭적인 투자를 감행해서 정부의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근 10년간 대학 통폐합을 주도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고등교육부가 정책 방향을 거스르면서 신규 대학교로 허가한 유일한 케이스이다.

   JIU는 전 과목을 영어로 강의하는 국제형 대학이다. 영어 강의는 외국의 대학과 교류를 쉽게 하고 외국 학생들을 유치하며 캠퍼스의 학생들이 다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함이다. 또한, 학생들에게 한국어도 두 학기에 걸쳐 강의한다. 그러한 언어 교육을 통해 한국으로 교환학생을 나가거나 석박사 과정을 하기 원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현지의 한국계 투자 기업에서 인턴 또는 직원으로 근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인도네시아에서 자란 학생들에게 적절한 교육의 기회가 주어지면 세계 속에서 경쟁하는 우수한 인재들을 키울 수 있다는 믿음 하에,  JIU는 인도네시아 전역의 소외된 지역의 학생들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가진다. 일례로, 기회를 찾는 학생들을 발굴하여 장학금을 지급한다. 그리고 좋은 영어 교사가 없어서 영어 교육을 받지 못한 외진 지역 출신 고등학생들에게 일 년간의 집중 영어 과정을 제공하여 정규 수업을 영어로 따라갈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일 년 후에는 대도시 출신의 여느 학생들과 다름없이 능력을 발휘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JIU는 인도네시아 및 한국의 7개 대학들과 자매결연을 맺고 있고 계속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특별히 개교 초부터 한동대학교와 연계해서 다양한 협력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유네스코가 발의한 유니트윈(Unitwin) 사업의 수혜 대학으로 선정되어 다양한 지원을 받은 것이다.  JIU는 학생 전원을 기숙사 생활하도록 한다. 학생들의 기숙사 생활을 통해서 다양한 종족 배경의 학생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협력하는 법을 배운다. 또한, 기숙사의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서 학생들의 관계성과 인격 함양을 돕는다. 다양한 문화 행사와 발표 기회를 통해서 학생들은 다른 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 외국인 교수진들도 캠퍼스 숙소에서 지내며 학생들과 가까이에서 생활하며 교류한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새로운 기회를 찾는 한국 학생들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에서 중국을 대신해 제조업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JIU는 한국형 국제 대학교를 만들어 가는 데 가장 중요한 주체가 교수진이라고 본다. 그래서 인도네시아의 젊은 교직원이나 졸업생 중에 석박사 학위를 받아서 본교에서 교수로 활동할 인재들을 뽑아서 매년 한국 대학교로 유학 보내는 정책을 펴고 있다.  JIU는 정부의 법규에 맞춰서 각 학과에 인도네시아 교원을 5명씩 두고 있다. 또한, 일본, 네덜란드, 그리고 영국 출신의 교수진들을 현지 채용하고 있다. 그 외에 한국에서 온 다수의 교직원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 외국인 채용에 대해서 조건이 까다로운 현지 정부의 정책 때문에 아직 외국인 교수진을 뽑는 것은 제한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아울러, 등록금이 현지 대학교와 비슷한 수준이고 다수의 학생들이 장학금에 의존해서 공부하기에 오는 재정적인 한계 때문에 아직 다른 외국 대학에서와 같은 수준의 사례를 제공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봉사 정신을 가지고 재정적 자립을 이룬 은퇴한 교수진들과 인도네시아에서 교육을 통해 봉사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찾으려는 젊은 교수진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 또한, 영어 강의가 가능한 다수의 한국 교수들이 여름학기 JIU를 방문하여 인텐시브(intensive) 강의를 제공한다.  JIU는 급성장하는 해외국가에서 일정 기간 새로운 커리어 경험을 쌓기 원하는 한국의 젊은 교육가에게도 좋은 기회의 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용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국제 대학교 이사장

* 필자인 이용규는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 학사와 석사 과정에서 중국사와 중앙아시아사를 전공했고 하버드 대학교에서 중동지역학과 역사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졸업 후에 몽골 국제 대학교 설립을 돕고 교학부총장으로 근무했고, 몽골제국 설립 500주년 기념 역사 학술 대회 개최를 도우며 몽골의 역사학계가 세계 학계와 교류하는 가교 역할을 했다. 그 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근교에서 네 명의 자녀를 키우며 코너스톤 글로벌 아카데미라는 이름의 국제형 초중고등학교를 세워 한국, 일본 교민과 인도네시아 현지인 자녀들을 교육하고 있다. 또한, 해외의 한국 디아스포라 사업가들과 힘을 모아서 한국형 국제 대학인 자카르타 국제 대학교를 세워서 인도네시아의 고등 교육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대표 저서로는 백만 부 이상의 판매를 기록한 베스트셀러인 『내려놓음』, 『더 내려놓음』 이 있으며, 몽골리아에서의 경험을 책으로 담아 몽골어, 중국어, 영어, 인도네시아어로 번역되었다.